한국에선 지난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결과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그리고 조국혁신당의 약진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지난 총선 레이스를 지배한 이슈 중 하나는 대파였다. 논란의 진원지는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윤 대통령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고 말했는데, 이 말이 여론의 공분을 샀다. 특히 가정주부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분통을 터뜨렸다. 대통령이 대파 한 단 가격까지 세세히 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토록 대통령의 말 한 마디가 여론을 들끓게
레이디 줄리아나 호는 여성 죄수만 태운 선박이었다. 1788년 영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700여 명의 영국 죄수를 비롯해 군인, 관리자 등 1,400명이 승선한 영국 제1함대의 죄수 호송선이 지금의 보타니베이(Botany Bay)를 거쳐 시드니 코브(Sydney Cove)에 상륙했다. 영국은 식민지이던 미국을 독립전쟁으로 막 빼앗긴 때였고 프랑스는 영국보다 한걸음 늦게 호주에 도착해서 그 땅에 군침을 흘릴 때였다. 영국의 선점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본래1770년 제임스 쿡(James Cook) 선장이 보타
암살을 뜻하는 영어 assassin은 대마초의 일종인 Hashishin을 하는 사람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대마초를 핀 몽롱한 상태가 되어야 겁없이 살인 행각을 벌일 수 있다는 말이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마르코 폴로'에는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다(season1, ep.4). 노사(老師)로 불리는 지도자 아래 모여든 젊은 암살자들은 환각 상태에서 지극한 환락을 누린 뒤 암살에 참여한다. ‘마르코 폴로'에서 징기스칸의 손자로 3대 칸인 쿠빌라이를 암살하기 위하
2주 뒤인 15일은 미국의 국정공휴일인 Martin Luther King Jr. Day이다. 민권운동의 상징인 킹목사의 생일(1929/01/15)을 기념하여 매년 1월 셋째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킨다. 킹목사는 68년 4월 암살로 희생되기 전에 수많은 살해위협을 받았고 칼에 찔리기도 하였는데, 그의 죽음으로부터 불과 두달 뒤에는 민권/반전에 대한 지지입장으로 당대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던 Robert F. Kennedy상원의원 또한 암살당하고 말았다.오래전 운전중에 미국공영방송(NPR) 인터뷰에서 한 흑인 민권운동가를 통해 백인 인종주의
이선균의 장례가 끝났다. 경기도 광주의 한 장지에 그는 봉안(奉安)됐다. 그는 영면에 들어갔지만 말이 좋아 영면이지 그의 입이 봉인(封印)된 것이다. 그의 비극적 죽음은 생을 스스로 끝내기 바로 직전의 치욕적인 삶에 비해 언론에서 외면 받았다. 김홍일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선균과 관련됐던 그간의 방송 보도, 특히 KBS의 녹취록 공개에 대해 뉴스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자인했지만 그 얘기는 이제 이로써 이선균의 죽음 자체에 대한 뉴스 가치조차 삭감하라는 지시처럼 느껴졌다. 뉴스는 급격하게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행보로 옮
볼셰비키 혁명 이후 독립적인 활동을 시작한 중국의 공산당은 장시(江西)성에 소비에트를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제 1차 국공합작을 결렬시킨 장제스(장개석)의 공격으로 1934년 소비에트를 포기하고 이른바 ‘대장정’에 나서 9600Km를 걸어 1935년 10월 옌안(延安)에 도착한다. 이 때는 조선 출신의 공산주의자들도 함께 해서 해방이후 연안파는 북한 정부 수립에 큰 축을 담당한다. 장제스가 중국 공산당을 토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동안 일본은 1931년 만주침략을 시작으로 중국을 야금야금 먹어가다가 본격적인 군사적 행동에 나서
‘보잘 것 없이 떠도는 자의 기록’이라는 뜻의 ‘쇄미록(瑣尾錄)’은 이순신의 '난중일기', 류성룡의 ‘징비록’과 더불어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을 알려주는 소중한 기록물이다. 본래 완역본은 6권으로 되어 있는데 그 내용을 축약한 ‘한권으로 읽는 쇄미록’ (사회평론아카데미, 2020)만 봐도 ‘난중일기’와 ‘징비록’에서 알 수 없는 그 당시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다.‘쇄미록’을 남긴 해주 오씨 집안의 종9품의 양반 오희문은 토목과 건축일을 관리하던 감역(監役)직의 양반이었다. 감역이란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요즘말로 하면 토목공사 현장의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그곳은 팔레스타인 땅이다# 이삭은 족장이라는 지위에 비해 창세기에서 출연 횟수가 적은 인물이다. 창세기 12장에서 25장까지의 주인공이 아브라함이었다면 25장 후반부터는 이삭이 아니라 그의 두 아들, 야곱과 에서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야곱과 에서의 임신을 소개한 창세기 25:19-28과 야곱이 이삭을 속여 아버지로부터 축복을 받는 27장은 그대로 연결된다. 26장은 출연 ‘분량’이 적은 이삭을 위해 삽입된 장이라는데 구약학자들의 의견이 대체로 모아지고 있다. 이삭이 제물로 바쳐질 뻔 했던 창
#주일 미국대사와 국힘의원의 먹방이 더 심각#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에서 무려 867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쯔양이 후쿠시마 원전 폐기수 방류로 민심이 잔뜩 예민해져 있을 때인 지난달 25일 ‘팔뚝만한 킹타이거 새우장 5마리와 연어장 2㎏ 먹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가 논쟁의 중심이 섰다. 한 술 더 떠 일본 주류 업체인 산토리홀딩스의 하이볼 음료를 후원받았다는 점이 비판에 불을 질렀다. 왠만한 중소기업 규모의 수입 규모의 구독자수를 가진 사람의 영향력을 감안해도 ‘폭식’으로 시선을 끄는 유튜버를 향한 비난 치고는 좀 과했다는
# 맥아더는 왜 가톨릭에게 야스쿠니 신사 해법을 물었을까#일본 우익은 왜 야스쿠니 신사에 집착할까윤석열의 친일적인 광복절 축사를 두고 어떤 사람이 “이러다가 윤석열 내년에는 야스쿠니 가는 거 아냐?”라는 SNS를 올렸다.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내용은 없고 반공정신으로 가득찬 광복절 축사를 읽고 있으면 마치 대한민국이 옛 소련이나 옛 중공으로부터 독립한 것이 아닐까 하는 실소가 나온다. 게다가 여지 없이 올해도 일본의 정치인들은 야스쿠니를 찾았다. 기시다는 한미일 정상 회담을 고려했는지 야스쿠니에 공물을 바치는 것으로 참배를
라자루스 그룹으로 알려진 해킹팀이 지난해 최소 5개월 동안 러시아의 주요 미사일 개발업체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몰래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8월 7일 단독으로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북한의 해커팀은 모스크바 외곽의 작은 마을 로이토프에 위치한 로켓 설계 국인 NPO 마시노스트로이예니야의 시스템에 은밀한 디지털 백도어를 몰래 설치한 사실을 발견했다.어떤 데이터가 유출되었는지,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개발에 러시아의 이 기술이 사용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보도하면서도 아무튼 북한은 동맹국까지도 해킹할 만큼
단테의 지옥편에는 지옥의 여러 관리자들이 나온다. 지옥에 떨어진 자들을 아케론 강의 뱃사공(지옥편 제 3곡) 카론이 첫번째 지옥으로 죄인들을 실어 나르면, 음식을 달라고 게걸스럽게 부들거리는 세 머리 달린 케르베로스(지옥편 제 6곡)를 만나는데 그는 폭식 지옥을 상징한다. 이번 여름 이탈리아는 섭씨 45도까지 오르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탈리아 기상청은 이 더위의 이름을 케르베로스라고 불렀다. 더위에 지친 개들이 혀를 내놓고 헐떡거리는 모습을 떠올리며 만든 이름일 것이다. 황소 머리를 가진 미노타우로스(지옥편 제 12곡)은 스스
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의 반란 해프닝이 그 지도자인 에브게니 프리고진의 ‘포기’로 3일 천하가 되고 말았다. 표면상으로는 러시아 군부에 불만이었던 프리고진이 모스크바를 공격대상으로 삼은 쿠데타의 형태이지만 워낙 뜻밖의 일이라 많은 가설과 음모를 낳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이 프리고진을 꼬드겨 푸틴을 공격하게 했다는 설과 전혀 반대로 미국은 프리고진의 돌출 행동이, 예를 들어 그가 함부로 핵을 사용한다든가하는 행동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오히려 푸틴정권의 편을 들었다는 말도 있다.푸틴과 프리고진의 ‘짜고 치는 고스돕’
#윤석열정부의 국정철학을 묻는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새벽 6시 29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경계경보가 대청도 백령도 지역에 발령되었고 이후 행정안전부가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먼저 대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경고문자를 보냈다. 1분 뒤에는 일본 오키나와에 "미사일 발사, 미사일 발사.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건물 안 또는 지하로 대피하십시오. 총무부 소방청"이라는 내용의 경고 문자가 발송됐다.북한은 평안북도 동창리 새 사장에서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95세의 나이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엄마의 부음을 들으면 SNS를 통해 다음과 같이 부고하려 했었다.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첫 구절이다. 내 식대로 말하자면 시차를 고려할 때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내일”이 될 것이다. 내가 별세소식을 들은 것은 미국 서부시간으로 화요일이었지만 공식 사망일자는 한국시간으로는 다음 날 즉 수요일이었기 때문이다.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소식을 알리는데 깊은 데서 슬픔이 치밀어 올라 그렇게 부고하지 못했다. 이미 고령으로 죽음은 예상되던
"미국보다 더 앞서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했던 인물이 이승만이다." 이승만의 절친이었던 로버트 올리버(Robert Oliver)교수의 평가다. 이승만은 이런 평판에 의지해 국내 정세를 자기 구미에 맞게 끌고 갔다. 그 중심에 여순사건과 4.3 사건이 있다.4.3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은 윤석열 ‘덕분에’ 오히려 4.3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은 4.3을 ‘빨갱이’프레임으로 규정하는 극우 유투버들에게 끌려다니는 것이 명확해 보이고 그들의 역사 왜곡에 대한 진보 사학계의 반응도 거세다. 대위 제임스 하우스만팟캐스트 매불
“사라야 가지 말란 곳 가서 너네 주님 개빡쳤어.”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교섭’에 달린 한 네티즌의 댓글이다. 지금 수많은 패러디 ‘짤’로 더 유명해진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가 극중 사라를 향해 뱉은 대사를 빌어 댓글을 단 것이다. 극중 사라는 송혜교(문동은역)의 고교시절 학교 폭력 가해자인 동시에 마약에 절은 대형교회 목사의 딸 이름이다. 성인이 되어 교회를 찾아간 송혜교는 말끝마다 주님을 찾는 사라를 향해 “너네 주님 개빡쳤어!”라는 말로 조롱했다. 이 댓글이 영화 ‘교섭’에 대한 관객의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
'3인의 대부( 3 Godfathers)'라는 1948년 영화가 있다. 존 포드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아마존 프라임에서 $2.99에 볼 수 있다. 주인공 존 웨인(John Wayne)은 은행 강도다. 서부영화에서 ‘악당’(거기에는 미국 원주민들도 항상 포함된다)들을 물리치던 ‘정의의 사도’ 역할과는 전혀 딴 판이다. 존 웨인을 포함한 일행 3명은 은행을 털다가 쫓기게 된다. 도주 중에 그들은 마차 안에 있는 산모를 발견하고 출산을 돕는다. 사내 아기를 낳은 후 산모는 3명의 은행 털이들에게 아이의 대부가 되어 주기를 부탁하면서 숨
국민의 힘 고문 직함을 가진 이재오 고문은 인기 팟캐스트 ‘매불쇼’에서 자신들 세대가 한창 민주화 운동을 하던 시절 중앙정보부(현재 국정원)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면서 “너희들은 수박같은 XX들이야!”라는 욕설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겉은 파랗지만 속은 새빨간 빨갱이라는 의미로 그들을 수박이라고 불렀다는 말이었다.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붉은 색을 택했어야 했는데 항상 그렇듯이 빨갱이라는 일부 손가락질을 두려워한 그들은 ‘빨강’을 외면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한완상 교육부총리가 첫 출근을 할 때 붉은색 넥타이를
지난 1일 일제히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국민의힘 약진, 더불어민주당 참패로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새정부 초반 안정적 국정동력을 확보했다며 의기양양하다. 반면 민주당 선거 패배 책임을 두고 책임공방이 거세다. 공방은 이낙연 전 의원 쪽이 책임론을 꺼내들면서 시작했다. 편의를 위해 친명, 친연으로 쓰기로 하자. 공방은 친연 쪽이 먼저 책임론을 꺼내들면 친명 쪽이 반박하는 양상이다. 지난 대선경선을 치르면서 형성된 이낙연 vs 이재명’ 양강구도가 제2라운드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지방선거 국면에서